지적장애로 요리사 꿈 접어
타일 전문기능공 삶 도전
열심히 사는 모습에 보람

동춘이는 용당동에 위치한 새빛기독보육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고3 남자아이입니다.  지적장애 3급으로 혜성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춘이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죠.

김장봉사, 토요 특별식 제공 등 주로 주방 일을 하던 나는 항상 싱글벙글 웃으면서 주방 일을 돕는 동춘이를 그곳에서 만났습니다. 동춘이는 장차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가 되겠다며 양파 까기, 돈가스 튀기기, 김치 썰기 등등 주방 일을 아주 재미있어 했습니다.

자연스레 동춘이의 꿈은 유명한 요리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넌 할 수 있어. 분명 장차 유명한 호텔 요리사가 될 수 있을 거야. 우리가 다 도와 줄게”하면서 동춘이의 꿈을 응원해 주곤했죠. 동춘이는 더욱 신이 나서 우리들을 도와주었고 설거지 마무리까지 언제나 함께 했습니다.

요리사를 향한 꿈은 지난해부터 구체적으로 실현하기로 했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필기시험 통과 후 점차 한식, 중식, 일식, 양식까지 두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조리학과로 대학진학의 계획을 세웠죠.

소극적이고 어두웠던 동춘이를 싱글벙글 환한 모습으로 변하게 한 것은 오랜 시간 함께한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격려, 보육원 선생님들의 아낌없는 칭찬이었습니다. 마침내 동춘이는 학교에서 총학생회 회장이라는 타이틀까지 획득하게 되었죠.

동춘이 가족을 대신해서 학교 교무실을 찾아 초·중·고등부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떡파티를 열어 드렸답니다. 동춘이에 대한 선생님들의 칭찬이 대단했습니다. 자원봉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을 동춘이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은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적장애인 동춘이는 필기시험을 통과하기 어려웠습니다. 내년이면 보육원을 나와 독립해야하는 동춘이는 합격하기 힘든 조리사 자격증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습니다.

동춘이를 가장 잘 아는 보육원 원장 선생님의 제안으로 필기시험을 거치지 않는 타일 전문 기능공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 열심인 동춘이를 학원 선생님들도 다 좋아한다고 합니다. 꽤 많은 학원비를 우리동네 마을버스인 (주)범양버스 사장님께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동춘이는 분명 맛있는 요리를 하는 멋진 타일 전문가의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우리 나눔재단은 동춘이가 당당한 전문 사회인으로서 행복하게 사는 그날까지도 후원할 것입니다.
동춘이!!! 파이팅.

황은경 (평화지킴이봉사단 중2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