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혁훈 수필가

자연현상에 의한 천재(天災)든 사람에 의한 인재(人災)든 그로인한 피해의 결과는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인재는 평소에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과 사고 이후의 수습과정에서 충분한 조치를 취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재로 인한 재난은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인재는 사회 구석구석에서 부조리가 판을 칠 때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이 사회의 부조리가 끼어든 철저한 인재였다. 대체로 선진국으로 다가갈수록 사회 내부의 부조리가 줄어드는데 이는 국민의 의식구조가 선진화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형은 선진국에 진입하였으나 의식은 후진국에 머무는 모순을 안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안이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부조리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영리의 주체는 영리를 추구함에 있어 사업상 통상적으로 소요 되어야 하는 비용마저 대폭 줄이는 탐욕에서 사회의 부조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선사의 사업적 부조리는 러시안 룰렛 게임처럼 불안했고 대형 참사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

세월호의 사고 당시 과정을 보면 사고와 연결되는 불합리한 여건과 불리한 상황이 수 없이 겹쳐 있었음이 드러났다.

첫째, 자질과 능력이 의심스러운 고령의 계약직 선장에 조류가 센 위험지역을 통과할 때 입사 4개월 차 26세의 신참 3등항해사가 조타지휘를 했다. 둘째, 위험지역에서 선박의 탑승인원. 화물의 적재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항로변경을 위해 원심력 작용의 한계치를 벗어난 무리한 변침을 시도했다. 셋째, 적재 화물은 먼 바다를 항해하는 상선과 같이 철저한 고박을 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이 했다. 넷째, 일본에서 들여온 이 노후 선박과 제조회사가 같은 선종이 전복 되었는데, 적법성 여부를 떠나 이마저도 윗층을 개조해 객실을 180석이나 늘려 밑 부분이 무거워야 할 선박의 특성이 감소되었다. 위에 열거한 것만으로도 사고는 불가피했다.

우리 사회내부의 부조리가 척결되지 않고서는 인재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고 봐야 한다. 부조리를 척결해 정상의 사회로 돌리는데는 비용이 추가 되고 원가상승에 영향을 주겠으나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이자 수업료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여린 꽃과 같은 학생들이 활짝 펴보지도 못하고 스러진데 대하여 이 나라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나 역시 가해자이며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명복을 빌며 그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