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가로등 불꽃이 주차된 관광버스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한 지 세 달이 됐지만, 해당 관청인 동래구의 미온적인 태도로 피해주민이 보상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5월 20일 새벽 고온의 가로등 발광판 잔해가 버스 천장에 옮겨붙어 전소된 사진. 맨 아래쪽 사진은 사건 당일 CCTV에 찍힌 가로등 발광판이 깨지면서 불꽃이 버스 천정에 옮겨붙고 있는 모습.

턱없는 보상금 피해자 생계 막막 호소
담당부서 보험사와 협의하라만 되풀이
관리소홀 책임 전가 비판 목소리 우려

 가로등 불꽃이 튀어 차량 천장이 전소되는 피해를 본 주민이 해당 구청의 미온적인 태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성창규(동래구 안락2동·57) 씨는 지난 5월 20일 새벽 안락 역 제2주차장 앞 도로에 버스를 주차했다가 차량 천장이 전소되는 피해를 당했다.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신고된 이 사건은 경찰과 소방관이 즉시 출동해 조사하고 국과수의 감정 결과, 버스 위에 있던 가로등 발광판이 깨지면서 불꽃이 버스 천장으로 튀어 발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은 근처에 설치된 CCTV에도 녹화됐다. 

경찰서 종결보고서에 따르면 주차된 차량 위 가로등의 메탈 램프 점등 중 고온의 발광판이 깨지면서 떨어진 고온의 발관판 잔해 등에 가연물(버스 천장 환풍기 모터 등)에 접촉해 발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성창규 씨는 경찰 등으로부터 손실보상과 피해 회복 절차 등을 안내받고 해당 관청인 동래구 가로등 관리 부서에 연락했다. 보험사와 협의하라는 담당 직원의 말을 듣고 전화를 했지만 터무니없는 보상금액을 제시해 실의에 빠졌다.

성창규 씨는 수차례 구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통을 호소해 봤지만, 보험사와 얘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건 발생 3개월에 접어들면서 성창규 씨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수입이 끊기면서 가족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하소연할 곳도 없어 울분만 삼켜야 했다.

성창규 씨는 “가로등 관리 소홀로 피해를 본 주민에 대한 손실보상과 피해 복구에 동래구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라며 “보험사에만 책임 전가하고 뒤로 숨기 바쁜 구정에 분노를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에 가로등 밑에 행인이 있었다면 그리고 차 안에 사람이 탑승해 있다면 어쩔 뻔했냐?”라며 “가로등 관리 소홀로 주민에게 피해를 준 해당 부서는 더 적극적으로 피해 보상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동래구 담당자는 “해당 사건은 영조물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앞으로 법률자문과 보험사에서 회신해 온 내용을 살펴보고 적절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피해주민 성창규 씨가 화재 현장에서 동래구청이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