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에 대하여 나는 인연이 참으로 많다.

김용식 숨쉬는 동천 회원(한국자원봉사연합회 이사장)

경남공고를 다니다 보니 하루 한 번씩은 동천 다리를 건너야 하고 학교를 마치고 1962년도 11월 첫 직장이 제일제당이라 매일 수십 대의 원당(原糖, 설탕원료)을 실은 차들이 동천 앞 길을 부지런히 다니던 그 당시를 기억해 본다.

건너편에는 부산의 대표기업 동명목재 공장이 있어 매일 동천 주위에는 시컴한 냄새로 이어졌지만, 그 당시 너무나 못 살 때라 원당의 냄새와 조화되어 흐르는 동천이 하천으로 또한 주택에서 흘러나오는 하수구로 여겼을 뿐, 오늘날의 공해가 어떠니 침출물이 어떠니 혼탁도가 얼마인지 하는 개념은 전혀 없었다.

다만 시가지의 홍수를 대비한 배수구의 일환으로 여겼던 동천이 오늘날 서면이 부산의 중심지가 되면서 건물과 도로가 많아지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생활 중심지가 되다 보니 그 중앙에 흐르는 동천의 귀중함이 새삼 시민들의 관심과 여기에 문제되는 오염과 공해 환경 등을 감안한 일상 주거지의 활력소로 개선이 시급함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동천이 흐르는 지선에는 문현금융단지가 크게 들어서고 통행하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동천의 고질적인 악취의 거부감이 말이 아니다. 그동안 부산시에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펌프시설을 확장하고 했지만, 바다와 만나는 조류의 영향으로 흐르는 물의 양이 더딤으로 인하여 오히려 주택 하수구가 역류하여 더욱 문제를 확산하다 보니 동천의 맑은 물은 요원한 것으로 참으로 초조한 기분으로 맑은 물이 흐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2030 EXPO 개최지가 부산에 확정된다고 하여 거창한 개발 디자인에 동천을 먼저 살린다는 시장의 언급도 있었지만 물거품이 되고 예산이 없는 사업전개는 희망이 사라진 현실에 어제도 동천 길을 상공회의소에서 걸어 보았지만 여전히 물 색깔은 흐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동천의 친화적 살림은 어려울 것 같아 동천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참으로 아쉽고 답답하다.

동천의 출발은 백양산 발원지에서 흘려 담감동을 거쳐 부전천으로 이어지는 곳으로 이곳에 호홉을 함께하는 시민의 수만 해도 100만이 족히 된다.

요즈음은 행복시대라고 노래하는데 인간이 못 먹어서가 아니요. 더욱 오랜 삶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좋은 환경 속에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있는 가운데 좋은 음식으로 살기를 원한다. 모든 이들의 희망은 내 주위에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을 보면서 걸어보는 것이 최대의 바람이 될 것이다.

동래와 온천장을 흐르는 온천천은 정말 부산의 명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한번 장기적인 마스트플랜으로 동천 살리기에 시민들의 뜻을 모아야 한다.

이제 북항 친수공원이 정식 개방되면서 부산시민공원에서 동천을 따라 미55보급창의 이전과 개방으로 동천의 흐름을 연결하면 새로운 관광의 명소로 이어지는 부산의 자랑거리로 조성될 수 있어 더 한이 없는 부산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지금 개최되고 있는 프랑스 올림픽의 센강도 실지 별것 아니지만 에펠탑을 중심으로 주위를 잘 개발하여 세계적 명소로 도시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일본 오사카의 중심을 흐르는 좁은 하천인 도톤보리도 새로운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음에 부산은 제조공장이 없는 현실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만들어 가는 길에서 동천을 살리는 일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또한 부산의 자랑인 오륙도와 연결시켜보는 시점에서도 동천을 살리는 것이 이런 모든 일의 시작이 될 수가 있어서 다시 한번 부산 도시의 심장인 동천을 살리는 일에 마음을 모아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