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호 국회의원 당선자는 지난 19일 감만동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부산 미국 영사관에서 주피터 프로젝트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피터 프로젝트 반발 확산
시민단체 기자회견 잇따라
박재호 당선자 미영사관 항의

부산지역이 미군 생화학 실험장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16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부산 남구 감만동에 위치한 미군 전용 부두인 감만8부두 내에서 주피터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한미군사령부는 “부산 감만 8부두는 군사항구로서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인구밀집 지역과 가까워 작전참모부가 주피터 프로젝트의 첫 도입 장소로 선정했다”며 "야전에서 채취한 생화학 독성물질을 이른 시간 내 분석해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탄저균 배달 사고 등을 지켜본 부산 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생화학 무기로 사용되는 물질이 부산 전역에 떠다닐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즉각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부산진구 미국 영사관 앞에는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민중연대 등 시민단체 대표 30여 명은 '주피터 프로젝트' 도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들은 주한미군의 핵심 연구시설이라는 점에서 전쟁 등 유사시 적군의 직접 타격 대상이 되는 만큼 시민 안전에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고 실험을 위해 탄저균, 페스트균 등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샘플이 부산에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는 주한미군을 통해 탄저균 등이 부대 내로 반입하거나 실험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탄저균은 생화학 테러에서 흔히 쓰이는 대표적인 병원균으로 피부 접촉은 물론 호흡기를 통해서도 감염돼 탄저병을 유발하는데 일단 노출되면 치사율이 95%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정치권도 나섰다.

해당 지역구 박재호 총선 당선자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주피터 프로젝트 투명공개와 탄저균 실험시설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19일에는 감만동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부산 미국 영사관을 항의 방문 했다.

박 당선자는 “우암동과 감만동 지역은 국가발전을 위해 희생한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며 “훈장은 못줄망정 탄저균 실험시설이 들어선다면 주민들의 통곡이 부산항을 가득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뒤늦게 상황관리 전담팀을 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대로 된 대응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높아 논란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